간단한 앱은 그냥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조금만 복잡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직접 만들어보며 그 차이를 느끼고, 복잡한 앱을 위한 설계도 — PRD를 배웁니다.
설계도 없이, AI와 대화하며 바로
간단한 앱은 굳이 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어요. AI에게 말을 걸고, 나온 결과를 보고, 고쳐달라고 하고 — 이렇게 주고받으며(티키타카) 만들면 됩니다. 아래 셋 중 하나를 골라 만들어보세요.
데스크탑 앱의 코드 탭을 열고, 이렇게 말을 걸어보세요.
※ D-day나 랜덤 뽑기를 골랐다면 "[무엇]을 위해 [무슨 앱]을 만들어줘" 형식으로 바꿔 쓰면 됩니다. 예: "기념일까지 며칠 남았는지 세는 D-day 앱을 만들어줘."
어때요? 코드 한 줄 없이 앱이 만들어졌죠. 간단한 앱은 이렇게 설계도 없이 만들어도 충분합니다.
기능이 늘어나는 순간 문제가 시작됩니다
방금처럼 즉흥적으로 만드는 방식은 간단한 앱까지만 통합니다. 기능이 여러 개가 되고, 기록이 쌓이고, 화면이 늘어나면 — 티키타카만으로는 슬슬 무너져요. 예를 들어 "매일 독서 습관을 돕는 앱"을 즉흥으로 만들다 보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즉흥적으로 대화만 하면, AI도 나도 "이 앱이 원래 뭘 하려던 것인지"를 계속 잊어버려요. 그래서 복잡한 앱에는 기준이 되는 설계도가 필요합니다.
개발하기 전에 설계도부터 준비한다
집을 지을 때 도면 없이 벽돌부터 쌓지 않죠. 앱도 마찬가지예요. PRD(Product Requirements Document, 제품 요구사항 문서)는 "이 앱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어둔 설계도입니다. PRD를 만들어야 앱을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습니다.
AI와 대화로 기획을 하고 나서, 아래 4개의 문서로 정리하면 됩니다.
진행 상태 문서가 없으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AI는 이전 대화를 완벽히 기억하지 못해요. 그래서 진행 기록이 없으면, AI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결과물(코드)만 보고 상황을 짐작합니다. "무엇을, 왜, 어떤 순서로 했는지"라는 과정이 통째로 빠지는 거예요.
그 결과 — 엉뚱한 곳을 고치고, 잘 되던 기능을 없애버리고, 이미 끝낸 일을 다시 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한 단계 끝날 때마다 진행 상황을 기록해두면, AI가 그 문서를 읽고 "어디까지 됐고 다음에 뭘 할지"를 정확히 이어갈 수 있어요.
개발 원칙 문서는 어떤 AI 도구를 쓰느냐에 따라 파일 이름이 달라요.
• Claude Code를 쓰면 → CLAUDE.md
• Codex를 쓰면 → AGENTS.md
내용은 같아도 됩니다. 다만 내가 쓰는 도구에 맞는 이름으로 만들어야 그 도구가 자동으로 읽어요. 두 도구를 오갈 계획이면 둘 다 만들어두면 됩니다.
PRD의 데이터 구조를 정할 때, "이 앱이 데이터를 어디에 저장할지"도 함께 판단하세요. 크게 두 가지예요.
• 혼자 쓰는 앱 — 처음엔 브라우저에만 저장해도 충분합니다. (예: 내 독서 기록)
• 여럿이 함께 쓰거나, 여러 기기에서 봐야 하는 앱 — 처음부터 DB(Supabase)가 필요합니다. (예: 설문 수집, 팀 공유 게시판)
혼자 쓰는 앱이라면 "지금은 브라우저에 저장하고, 나중에 DB로 바꿀 수 있게 만들어줘"라고 PRD에 적어두면, 필요해질 때 수월하게 전환할 수 있어요. (DB 연결은 7장에서 다룹니다)
완벽하게 설계하고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PRD를 완벽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시작조차 못 해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AI가 먼저 질문하게 만들면 됩니다. 내가 답을 하다 보면 기획이 저절로 구체화돼요. 핵심은 AI에게 "질문해줘"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일 10분씩 꾸준히 독서하게 돕는 앱"을 만들고 싶다고 해볼게요. 이럴 때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렇게 요청하면 AI가 문제와 맥락을 파고드는 질문을 던져요. 그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 기획이 또렷해집니다.
보셨듯이, AI의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 "막연한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기획"으로 바뀝니다. 1장에서 배운 문제 정의(누가·무엇을·왜)가 바로 이 대화의 뼈대예요. 대화가 끝나면 "지금까지 내용을 prd.md, 개발 원칙(CLAUDE.md 또는 AGENTS.md), readme.md, current_status.md 4개 문서로 정리해줘"라고 하세요.
좋은 앱은 좋은 질문에서 나옵니다. AI에게 답을 재촉하기보다 "질문을 해달라"고 하세요. AI와 티키타카 대화를 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정의해 나가세요.
1장에서 정한 그 문제로
연습은 끝났어요. 이제 당신이 풀고 싶은 진짜 문제로 앱을 설계할 차례입니다. 1장에서 정리한 문제 정의(POV)를 꺼내, 위와 같은 방식으로 AI와 대화하며 4개 문서를 만들어보세요.
시간이 없다면 이걸로 시작하세요
아래는 독서 습관 앱의 완성된 문서 예시입니다. 직접 만들 시간이 없다면 이걸 내려받아 내 앱에 맞게 고쳐 써도 됩니다. "좋은 문서는 이렇게 생겼다"는 참고로도 보세요.
※ 이 예시는 참고용입니다. 그대로 쓰기보다, 내 문제에 맞게 고쳐 쓰는 것이 핵심이에요. 특히 "하지 않을 것"은 내 앱 상황에 맞게 다시 정하세요.
이제 설계도(문서)가 준비됐습니다. 다음 모듈에서는 이 문서를 AI에게 읽히고, 개발 계획을 세워 한 단계씩 실제로 앱을 만듭니다.